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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업종과 홍보담당 공무원
전남도민일보 오승택 기자
기사입력  2014/11/24 [15:13] 최종편집    대한기자협회 광주전남협회

한 때 많이 유행하였지만 요즘은 별로 쓰이지 않은 단어 가운데 ‘3D업종’이라는 말이 있다. 건설 현장에서의 힘든 일이나 쓰레기를 치우는 일 등 더럽고(dirty), 힘들고(difficult), 위험한(dangerous) 일을 지칭하는 3D 직종에서 일하는 것을 기피하는 현상이 일어나 생긴 용어이다.

 

일본에서는 3D 업종에 대한 기피현상이 1973년부터, 우리나라에서는 1988년 이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적용되면서 일부 직종의 인건비가 지나치게 상승하고 노동생산력이 낮아져 한국상품의 국제경쟁력이 떨어지자 1990년대에 들어서 중국의 연변이나 동남아시아 등에서 인력이 몰려들어 이들 기피업종에 대한 일정 부분을 담당하였다. 그러나 갈수록 줄어드는 고용시장으로 인해 최근에는 그나마 일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그 마저도 할 수 있다는 사람이 늘고 있긴 하지만, 고실업시대임에도 불구하고 3D업종에 대해서는 여전히 기피하는 경향이 많다.

 

이처럼 취업이 심각한 고실업시대로 인해 최고로 각광 받는 직업군이 공무원이다. 그런데 이 공무원직에도 기피직종이 있다. 기초자치단체의 홍보담당 업무가 그 가운데 하나다. 효율적인 홍보를 필요로 하는 현대에 들어 어느 조직을 망라하고 홍보를 담당하는 업무는 대단히 소중한 업무이다. 그래서 기업에서는 상당한 능력을 갖춘 인물을 배치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조직의 특성은 물론 조직의 이윤추구를 위해 외부와의 관계를 원활히 유지하기 위해 늘 고심하면서 노력하기 때문에 혹은 공중관계전문가라고도 부른다.

 

특히 기초자치단체의 홍보담당자는 지역의 기자들과 늘 긴장된 관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종종 전쟁터의 병사에 비유되기도 한다. 언제 어디서 전쟁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가장 먼저 투입되는 사람이 홍보담당자이기 때문이다. 지자체의 홍보담당자는 각 부서의 좋은 일은 물론 알려져서는 곤란한 일까지 적당히 콘트롤하는 능력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누구보다도 먼저 특종을 터트리고자 하는 기자의 속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늘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기자들을 멀리해서는 필요로 하는 홍보를 제 때에 할 수 없기 때문에 기자와 자치단체 홍보담당자의 관계는 말 그대로 너무 멀어도 안 되고, 또한 너무 가까워도 곤란한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의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그래서 홍보담당자는 다른 조직원보다 조금 더 일찍 출근하지만 대체적으로 퇴근시간은 늦은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퇴근 후에도 기자들과의 관계성 유지를 위해 퇴근하여서 곧바로 귀가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정상적인 출퇴근 시간을 잊고 생활하지만, 행여 어느 부서의 좋지 않은 일이 기사화되었을 때 온갖 비난은 홍보담당자의 몫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하여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인사상의 불이익이다. 좋은 일을 오래도록 기억하기 보다는 좋지않은 일을 더 오래도록 기억하는 인간의 속성으로 인하여 홍보담당자에 대한 과거의 좋지 않은 감정들이 반영되다보니 늘 인사철만 되면 적지않은 속알이를 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그래서 대부분의 공무원이 홍보담당 업무에 배치되는 것을 별로 달갑지 않게 생각한다.

 

홍보담당자는 지자체 이미지의 제고는 물론 지자체 브랜드 가치 향상에 대한 모든 활동. 새로운 홍보기법의 연구와 개발에 관한 모든 활동은 물론 이를 제대로 연결할 수 있는 보도자료의 작성 등 상당히 난이도 높은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효과적인 홍보활동은 단체장이 수행하고자 하는 정책방향에 주위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데는 물론 지자체의 이미지 제고에 있어 대단히 소중하다. 따라서 지자체 단체장은 홍보담당자의 재교육은 물론 홍보담당자들이 보도자료 작성 등 소극적 홍보자세를 넘어 지자체 조직 구성원간 불만을 해결하고, 나아가 지자체의 비전을 제시하는 적극적 자세를 가지고 문제해결자적(problem solver)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 이의 효과적인 방법이 채찍과 당근이라는 사실은 불문가지의 일이다. 그런데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채찍보다는 당근이 좋은데, 가장 좋은 당근은 공무원 조직의 특성상 인사고과에 인센티브를 적용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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