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송효근 경감 ( 순천경찰서 여성청소년계장)
우리 경찰의 지속적인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국민들은 가정폭력을 ‘집안 문제’로 인식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가정폭력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대물림되는 사례는 수많은 연구를 통해 알려진 바 있고, 그저 평범하게 생각되는 사회문제를 넘어 충격적인 이슈로 접하게 되는 뉴스는 올해만 해도 이미 여러 번 접한 바 있다.
그럴 때면 항상 ‘좀 더 일찍 알게 됐더라면’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직업의식인가 하며 스스로에게 물음표를 던져 보기도 한다.
우리 경찰에서는 범죄 피해자들을 위해 많은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정폭력 피해자들을 위해서는 더 많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법률에 규정된 (긴급)임시조치 및 피해자보호명령제도외에도 약 2년 전부터 편제된 여성청소년 수사팀을 비롯해서, 학대예방경찰관(APO) 발족, 관련 부서 전수 합심조사 실시, 피해자 임시숙소 제공, 쉼터 연계 등이 그 예에 해당된다.
이러한 많은 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이 있다면 보다 많은 피해자들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음이 그것이다.
물론 제도 자체에 대한 홍보가 부족한 면도 있겠지만, 깊숙이 자리 잡은 ‘집안 문제’라는 우리들의 그릇된 인식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가정폭력은 절대 ‘집안 문제’가 아니다. 단순한 ‘집안 문제’로 치부할 경우, 그로 인한 여파는 ‘북경에서 나비가 날면 뉴욕에 폭풍이 몰아 친다’는 나비 효과처럼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