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은 사람 누구나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말한다. 사람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는 인간다워야 하고 자유로워야 하며 차별받지 않고 평등하게 일할 수 있어야 한다.
인권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만들어져도 사회적 약자로 분류되는 사람들은 아직도 인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를 받고 있다. 주로 여성, 아동, 장애인 등 힘이 약하거나 권리에 대해 잘 몰라 스스로를 지킬 수 없는 사람들로 분류된다. 즉 인권사각지대에 놓인 사회적 약자들이다.
사람으로서 당연히 누려야할 인권, 그 속에 포함된 권리를 주장한다해도 정당화 되지 못할 때도 있다. 바로 슈퍼갑들이다. 인권은 말 그대로 사회적 약자에게는 메아리일 뿐이고 슈퍼갑들에게만 존재하는 어찌보면 양날의 칼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인권은 평등이 핵심이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권리이지 강자나 부자를 위한 권리는 아니다. 자신의 직장내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희롱(성희롱, 힘희롱)하고 집단 따돌림 하고, 노동권을 배제시키는 인권침해는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정당화될 수 없는 J과장의 '인권침해'…비정규직의 절규
광주제2순환도로 소태송암영업소(송암영업소)에서 근무하는 일부 비정규직 여성직원들은 지난 수년간 직장상사인 J과장에게 각각 성희롱, 성추행, 왕따, 근무배제로 인한 정신적·경제적으로 고통을 받아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송암영업소는 ㈜한덕 용역회사가 광주순환도로주식회사로부터 2014년 4월1일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한덕은 이전 용역회사로부터 직원들을 고용승계 받았다. J과장 또한 마찬가지다.
J과장은 송암영업소 내 최고 직책으로 용역회사와 임금협상을 할 수 있는 대상이다. 정규직 근로자와 취재에 응했던 A씨와 B씨, C씨를 비롯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J과장에게 대응하기 무서운 존재인 슈퍼갑이다. 근무평점과 고용, 해고에 대한 권한이 J과장의 입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J과장은 민주노총 광주 남구지회장(2014년 9월30일까지)을 역임했었다. 송암영업소에서 근무하는 정규직 90명 중 62명이 현재 노조에 가입돼 있고 A씨와 B씨도 J과장의 노조가입 압박에 못이겨 가입했다고 밝혔다. 노조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줄 것처럼 해서 가입했다는 것이다.
J과장은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비정규직 직원에게는 "야 OO은 가입하지 않는다고 한다. 알아서 경위서 받아놔라"고 지시하고 사무실 내 계장, 팀장, 주임들은 일거수일투족 감시에 나선다고 했다. 일명 '찍혔다'는 것.
정민아(여 49, 광주 서구 상무)씨는 어느 날 요금소에서 무단횡단을 했다. 직원이 정씨의 무단횡단을 보고 경위서를 작성하라고 지시했고 그 당시 정씨는 "J과장이 평소에 무단횡단하는 것을 자주봤다. 그래서 해도 된가보다 했다"고 전했다.
이어 "평소에 술 마시고 와서 사무실에서 코골이 하며 잠도 잘 자고 욕도 잘하는데 아무도 말 않더라. 저것도 해도 된가보다 했다. 무단행단을 한 것 가지고 나보고 경위서를 써라고 한 것이 잘못한 거구나"라는 내용을 기재한 경위서를 작성했다가 김 모계장이 '이런식으로 경위서를 작성하면 어떡하냐'는 지적을 해 정씨는 김계장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다시 경위서를 썼다"고 밝혔다.
특히 징수원들이 기피하는 부스(차량통행이 많아 요금징수업무가 과중된 곳)인 하4(소태에서 공항방면 요금소 번호)는 정규직 직원들이 월차, 연차, 휴가 등의 이유로 회피했다. 그럴 때마다 그 자리는 비정규직 직원들이 집중배치 됐고 현재도 비정규직이 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J과장은 C씨에게 노조가입을 종용했지만 C씨는 남편이 공군 간부 공무원으로 노조가입을 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J과장은 면세 양주가 탐이 났던지 C씨에게 양주를 선물해 줄 것을 부탁했고 C씨는 이를 거절했다. C씨도 J과장에게 찍힌 것이다.
J과장은 비정규직이었던 정민아씨를 비롯해 A, B, C, D씨에게 2014년 3월 말일자 해고를 통보했다.
A씨는 2013년 11월경 정규직 직원이 임신으로 사직하자 그 자리에 들어가 정규직 직원들하고 똑같이 일했다. 2014년 4월1일 ㈜한덕이 인수할 것을 미리 알게된 A씨는 '드디어 정직이 되는구나' 부푼 꿈을 가졌다. 그러나 2014년 3월 중순경 갑자기 해고 통보를 받았다.
A씨는 "J과장이 노조에 가입하라고 해서 가입했지만 어느 날 갑자기 노조에서 탈퇴됐고 해고당했다"며 "이런 일련의 일들이 법에 저촉되지 않게끔 J과장(당시 민주노총 광주 남구지회장) 이 서류를 꾸며 놓았다"고 밝혔다.
A씨는 6개월 동안 정규직 직원들과 똑같이 일했다. 해고 통보를 받고 너무 억울했다. A씨는 해고 통보를 받은 비정규직 직원들과 함께 송암영업소 2층 ㈜맥쿼리 사무실에 올라가 울면서 하소연했고 맥쿼리의 설득 끝에 해고통보는 없었던 것으로 일단락됐다.
이후 맥쿼리 법인에 올라갔다는 이유로 비정규직 직원들은 J과장에게 찍혔다고 말하고 있다. A씨도 J과장의 보이지 않는 횡포가 너무 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A씨는 "J과장이 자신이 없는 자리에서 'A에게는 일주지 마라'는 동료직원에게 말을 건네들었고 직원들사이에서도 소외됐다"고 설명했다. A씨는 J과장이 직원들을 불러다 욕을 했을 것이고 민망할 정도로 입만 벌리면 아주 심한 욕을 하고 누구에 대해서 욕을 하면 선입견을 가질 정도라고 부연했다.
특히 "비정규직은 비노조로 직원들과 말도 섞지 못하며 그림자 취급을 받는 반면 J과장은 술마시고 사무실에 들어와 잠을 자면 주임들이 다 쉬쉬하라며 말을 못하게 한다"며 "대단한 직책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민아(여 49, 광주 서구 상무)씨는 2013년 7월22일 J과장으로부터 해고통보를 받을 무렵부터 J과장을 상대로 법적다툼을 시작했다. 정씨는 자신이 없는 자리에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해대던 J과장을 명예훼손과 모욕죄(광주지검 2014형제21499호)로 고소했고, J과장도 정씨를 명예훼손(광주지검2014 형제35836호)으로 맞고소했다.
J과장은 정씨에게 고소사건을 취하하면 본인이 고소한 사건을 취하겠다며 2014년 7월 2일 형사조정을 신청하며 정씨에게 합의를 요구하며 압박을 가했지만 정씨는 응하지 않았다.
정씨는 J과장의 요구를 받아들이기에는 그의 행위가 그동안 비정규직 동료들의 고통과 억울함이 너무 커 거절했다고 밝혔다. 비정규직 A, B, C씨도 J과장이 정씨에게 욕했던 사실확인서를 써주며 정민아씨와 함께 동참했다.
J과장이 정씨를 상대로 고소한 명예훼손은 7월31일 광주지검으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J과장은 광주지검으로부터 구약식 벌금 100만원에 처해져 정식 재판을 요청한 상태다.
J과장은 벌금처분이 있기 전 A씨 집을 찾아가 "도대체 무슨 철천지원수를 졌기에 정민아 편에 서서 확인서를 써줘 곤란하게 하느냐."며 회유를 시도했고, B, C씨에게는 검찰에서 증인출석 요구가 있을 시 불응해라고 겁박을 주기도 했다.
J과장은 조회 때마다 "오빠가 순번 달게 해준다. 오빠만 믿어라"라며 비정규직 직원들에게 약속했던 말들과 달리 온갖 방법을 동원해 비정규직 직원들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해 온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22일 J과장은 두차례에 걸친 전화연결에는 응하지 않았고 문자메시지 질문에 "모두다 없는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이후 통화에서 J과장은 "안한 걸 어떻게 증빙하겠냐"며 "그사람들은 증거가 있나요?"라고 반문했다.
국제뉴스/문승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