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안방에서도 무소속 후보에 승리를 내주며 대패했다.
29일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의 텃밭인 광주 서구을에서 압도적인 표차이로 당선되는 이변을 연출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선거 최대 관심지역이었던 광주 서구을에서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2만6256표(52.4%)를 얻어 1만4939표(29.8%)에 그친 새정치민주연합 조영택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새누리당 정승 후보는 5550표(11.1%), 정의당 강은미 후보는 3384표(6.8%)를 얻었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천 후보가 오차범위를 넘어서 줄곧 선두를 달린 가운데 천 당선인측은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지역민의 실망감이 호남 정계 개편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천 당선자는 당선소감을 통해 “야권을 전면 쇄신해서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선거결과는) 광주 서구을 유권자 여러분께서 승리하신 것”이라며 “저는 오직 여러분의 뜻을 따르고 대변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광주정치를 바꾸고 호남정치를 살려내겠다”며 “지역차별 없는 나라, 어느 지역도 소외되거나 낙후되는 일이 없는 지역평등의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천 후보가 승리함에 따라 정치권에 미칠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남을 중심으로 한 야권 재편 움직임이 혼란 속에서 빠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더욱이 새정치연합은 서울 관악을, 인천 서구 강화을, 성남 중원에서도 새누리당에 전패함에 따라 문재인 대표에 대한 선거 패배 책임론이 거세지면서 지도부 퇴진론 을 비롯 당내 계파 갈등이 다시 재현되는 등 당은 급속히 소용돌이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은 총선과 대선이 문제가 아니라 당장 존립 기반 자체가 송두리째 흔들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문 대표의 차기 대권가도에도 지장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한편 이번 재보선 투표 마감 결과 국회의원 선거구 4곳의 평균 투표율 잠정치는 36.0%로 집계됐다. 이는 사전투표 또는 거소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표와 합산한 것이다. 선거구 별 잠정 최종투표율은 광주 서구을이 41.1%로 1위를 차지했다. 선거인 12만3074명 중 5만529명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호남일보/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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