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으로 형성돼 ‘낙후의 상징’인 신안군이 중국과 활발한 교류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전국 기초단체로는 이례적으로 중국의 심장부인 베이징의 한 자치구와 자매결연을 맺고 경제와 관광·문화의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신안군은 오는 5월말께 고길호 군수가 중국 북경 대흥구(다싱)를 방문해 자매결연을 맺을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대흥구는 베이징의 자치구 중 하나로 인구는 150만명이다. 베이징 도심 천안문에서 10㎞ 떨어져 있는 남부의 관문이다.
국내 기초단체가 베이징시 자치구와 자매결연을 맺고 홍보관 등을 개설한 것은 신안군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홍보관·특산품 판매장 오픈
신안군은 지난달 9일 베이징시 대흥구에 ‘홍보관과 특산품 판매장’을 오픈했다. 판매장에는 현재 신안군에서 생산되는 소금과 함초 가공업체 4곳이 입점해 있다.
신안군은 홍보관과 판매장을 기반삼아 신안산 제품의 대중국 수출통로로 활용할 방침이다.
신안군은 현재 중국과 FTA(자유무역협정) 발효에 맞춰 천일염 가공품과 조미김류의 중국 본토 진출을 위해 제품 성분분석표와 시험성적서 등 서류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
신안군은 정부 당국으로부터 유통허가증을 받게되면 본격적으로 신안 특산품 수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신안군 관계자는 “판매장을 개설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면서 “홍보관과 판매장은 신안과 중국을 연결하는 전진기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에서 문화·관광 등으로 영역 확대
신안군은 대흥구와 경제뿐만 아니라 문화와 관광으로 교류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중국 인바운드 여행사 관계자의 팸투어로 시작된 신안군의 중국 진출은 6개월만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신안산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과 홍보관 개설뿐만 아니라 교차 방문을 통해 교류확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대흥구 정부 관계자 등이 신안군을 방문해 튤립축제 현장과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 증도, 압해도 분재공원 등을 둘러봤다.
이어 20일에는 신안군청에서 문화와 관광분야에서의 장기적이고 실질적인 교류 확대를 골자로 하는 ‘우호교류 협력 협의서(MOU)’를 체결했다.
협의서는 문화관광은 물론 관광농업과 상업무역 교류와 협력, 민간적 교류 루트를 모색하고 향후 여행사와 해외지사 등 민간 사무기구를 설립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관광농업의 경우 대흥구에 있는 농업기업과 농민 전문협력사를 통해 신안군에 필요한 농산물의 재배·양식·가공에 참여하고 ‘계약재배’를 성사시킨다는 구체적인 방향도 포함돼 있다.
주용수 문화관광과장은 “최근 대흥구 관계자들이 우리지역을 방문한데 이어 고길호 군수가 5월말께 대흥구에서 열리는 수박축제에 맞춰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라며 “군수 방문에서는 자매결연 등 향후 구체적인 교류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요우커·중국자본 유치…내륙 진출 교두보
신안군은 대흥구와의 교류를 토대로 신안의 ‘미래 먹거리’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신안군이 갖고 있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중국에 소개해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를 유인하고 향후 중국 자본을 유치한다는 복안이다.
또 중국 베이징을 선점해 아직은 국내 지자체들이 도전하지 못한 중국 내륙지역 도시를 공략하는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신안군의 대중국 교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도 산적하다.
요우커를 겨냥한 상당수 지자체들의 중국사업은 장미빛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지만 성과는 미흡하다.
전문가들은 지자체의 중국 사업실패의 원인으로 준비부족과 차별화되지 못한 추진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숙박과 교통 등 부족한 인프라 구축과 인접 자치단체 등과의 연계프로그램 모색도 절실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송경일 부군수는 “지자체 중에서 베이징시 자치구와 자매결연을 맺고 홍보관·판매장을 개설한 것은 신안군이 전국에서 처음”이라며 “베이징을 기반으로 시안 등 중국 내륙지역 진출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호남일보/양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