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주민과 이전기관, 상가 등에 40여 일째 먹는 물 고통을 안겨준 광주전남공동(나주 빛가람)혁신도시 ‘탁수 수돗물’ 발생원인 규명을 위한 용역이 주관사 선정문제로 시작도 전에 삐걱거리고 있다.
이 같은 삐걱거림은 기관별로 네 탓 공방에 이어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용역결과에 따라 해당 공기업의 이미지 실추와 막대한 손해배상 책임 등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19일 나주시에 따르면 빛가람혁신도시 탁수 수돗물 발생사태 원인 규명에 나서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이 지난 10일 한국토지주택(LH)공사 등 시행3사와 수자원공사에 발송됐다.

나주시는 시행3사 등에 공문을 통해 ‘수질 모니터링 공동실시’ 등 ‘탁수발생의 명확한 원인규명’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같은 요청에 지난 13일 가장 먼저 입장을 밝힌 수자원공사는 조사의 객관성 확보를 위해서는 ‘제3의 기관’의 용역이 필요하고 공정성 확보를 위해 관할 지자체인 ‘나주시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회신했다.
하지만 나주시는 혁신도시 기반 조성사업 시행사도 아니고, 시설물 이관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는 관련 용역을 주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나주시의 요청에 아직 회신을 하지 않은 혁신도시 시행3사 주관사인 LH공사는 전남개발공사, 광주도시공사와 의견을 조율 중이지만 ‘지자체 주관 없이 시행3사와 수자원공사만으로 이뤄지는 용역에는 참여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주관사인 LH 측 관계자는 “각각 동등한 자격을 가진 시행3사와 수자원공사만으로는 공정한 용역 추진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용역 결과가 나왔을 때도 이를 인정하기 보다는 또 다른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용역의 공정성과 객관성 확보를 위해서는 수자원공사와 마찬가지로 나주시의 용역주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혁신도시 조성사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를 통해서도 ‘제3의 기관’을 통한 탁수 수돗물 발생 원인규명 용역에 착수하라는 지침이 LH 측에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국토부는 용역 주관은 관할 지자체만으로 충분하다는 입장도 함께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LH 측은 나주시 수도급수조례에 ‘시장은 수도공급에 이상이 있다고 인정될 때는 급수장치, 특수 가압시설 또는 흡수정 이하의 장치 등을 검사할 수 있다’고 명시된 만큼 용역 주관사로 참여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주시가 혁신도시 시설물 이관을 받지 않았다고 하지만 수돗물 사용은 이미 이뤄졌고 수도요금 청구 행위를 나주시가 현재 하고 있는 만큼 용역 주관사로 나서야 한다는 게 LH 측의 일관된 입장이다.
지자체 주관사 참여 문제로 용역이 추진되지 못할 경우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한 조정신청도 이어질 전망이다.

LH 측 관계자는 “필요할 경우 조정신청도 하겠다”며 “지자체 주관사 참여 부분은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인 만큼 나주시뿐만 아니라 광주시와 전남도의 참여도 확대 검토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호남일보/김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