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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꿈‘해남청자’녹빛 나래를 펴다
고려시대 최대 청자 생산지 해남 재조명
기사입력  2019/07/11 [16:22] 최종편집    변주성 기자
    천년의 꿈‘해남청자’녹빛 나래를 펴다

[KJA뉴스통신] 지난 1983년 12월 완도 어두리 앞바다에서 키조개를 잡던 잠수사가 우연히 청자로 보이는 그릇 4점을 건져낸다. 잠수사의 신고로 발굴된‘완도선’에서는 청자가 겹겹이 쌓인채 발견됐다. 선체와 함께 3만점이 넘는 청자가 쏟아져 나왔다.

900년간 바닷속에 잠들어 있던 해남청자가 다시 빛을 보게 되는 순간이었다.

40여년에 걸쳐 계속된 해남청자 수중발굴은 군산 십이동파도, 태안 마도, 명량해협과 영광 낙월도 해역에 대한 발굴조사로 이어져 4만여점의 해남청자와 난파선 3척을 건져올렸다.

같은 시기 육지에서는 해남 산이면 진산리 청자요지와 화원면 청자요지에 대한 발굴조사가 이뤄졌다.

이를 통해 해남지역이 고려시대 최대의 청자 생산지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해남청자는 고려청자의 다양한 빛깔 중에서 녹갈색을 띠는 특징이 있어 녹청자로도 불린다. 고려의 장인들은 철분이 많은 바탕흙위에 나무재로 만든 잿물유약을 발라 구워, 자연스러운 흙빛과 녹갈빛이 감도는 독특한 색을 만들어 냈다.

초기청자는 차문화와 일상생활에 필요한 그릇들이 주로 생산되다가 11세기 후반에 이르면서 종류도 다양해지고 형태와 색상, 무늬, 제작기법 등이 독창적인 기술로 새롭게 변화하고 발전했다. 해남청자에도 색깔있는 안료를 사용한 철화기법이 등장했다.

소박하고 은은한 빛깔의 해남청자는 당시 고려인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해서 10세기 무렵부터 13세기까지 수많은 가마의 생산품들이 서해와 남해로 바닷길이 열린 해남을 통해 전국 각지의 소비지로 유통됐다.

해남청자를 재현하고 있는 정기봉 도예가는 “일반 청자에 비해 짙은 녹갈색인 녹청자는 따뜻하고 은은한 빛깔이 인간의 미감과 가장 가까운 색을 가지고 있다”며 “소박하고, 세련된 색과 형태로 현대의 트렌드에도 뒤지지 않는 매력적인 도자기이다”고 설명했다.

고려인들이 사랑했던 해남청자가 최근 다시한번 주목받고 있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오는 7월 9일부터 10월 13일까지‘고려난파선, 해남청자를 품다’특별전을 목포 해양유물전시관에서 개최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수중 발굴 15년만에 처음으로 공개되는 군산 십이동파도선을 비롯한 인양선박과 난파선에서 출수된 해남청자 2,500여점을 선보일 예정으로 상감청자와는 다른 독자적 영역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해남청자 예술의 진수를 만날 수 있다.

또한 전국 각지의 녹청자 가마터를 비롯해 고려시대 생활문화 소개 등 해남청자의 생산과 운송, 소비양상을 담은 다양한 주제로 구성돼 아직은 미지의 세계로 남아있는 초기청자 제작시기와 제작집단, 소비유통 등에 대한 단초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해남군은 대표적인 청자요지인 강진군, 부안군 등과 함께 ‘한국의 청자요지’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할 계획으로 해남청자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한 각종 사업도 활발히 펼쳐 나가고 있다.

명현관 해남군수는“지난해 국가사적으로 지정된 진산리 청자요지에 대해 26년만에 발굴 조사를 재개하는 등 해남청자의 유래를 밝히고,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존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앞으로 유네스코 등재 등을 통해 해남 청자의 가치가 더욱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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