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웽’ ‘웽’…”현재 당신의 모든 행동은 녹화되고 있습니다.” 경찰관이 자리를 비운 사이 ‘1인 파출소‘에 난입한 침입자에 대해 경찰서 상황실 통합관제센터 근무자가 내보내는 경고방송 음성이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나주경찰서(서장 김봉운)만 운용 중인 ‘1인 파출소 실시간 화상·통신 대응 안전시스템’의 작동 과정이다.
이 시스템은 현직 경찰관의 아이디어로 2년 전 개발돼 현재 나주서 산하 전체 파출소에 보급돼 활용되고 있다. ‘1인 파출소‘ 근무자의 안전과 시설·장비보호에 탁월한 기능을 갖춘 이 시스템은 정보화장비 취급 업무만 10여 년간 담당해 온 이 경찰서 경무과 김주섭(52) 경위의 노력에 의해 탄생했다. 시스템 개발자인 김 경위는 인구가 적은 소도시와 농촌지역에 ‘1인 파출소‘가 늘고 있고, 음주운전 사고처리 불만자, 주취·소란 난동자들이 파출소 근무자와 시설물에 위해를 가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해법 찾기에 골몰하다 이 시스템을 완성했다.
이 장치는 경찰관이 부재중인 파출소의 출입문 잠금장치를 강제로 열거나 내부로 몰래 침입했을 때 센서가 움직임을 자동으로 감지·전파해 파출소와 경찰서 상황실에서 동시에 경보음이 울리고 비상 경광등이 작동되도록 고안됐다.
특히 경찰서 상황실 통합관제센터 ‘폐쇄회로(CC)TV’ 모니터에 해당 파출소의 침입자 정보가 자동 수신되면 분산 표출 중인 화상 정보가 순간 단독 대형화면으로 확대 노출(팝업·POP UP)되면서 경보음이 울리도록 한 것이 이 시스템의 차별화된 기능 중 하나다.
이 같은 작동 원리는 경찰서 상황실 근무자가 파출소에 난입한 침입자 정보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돕고, 1차 경고방송 후 순찰 근무자와 인근 파출소에 무전으로 상황을 전파, 위기 대응 시간을 대폭 단축시킬 수 있다. 경찰관이 홀로 근무 중인 파출소에 피습 등을 목적으로 침입자가 난입했을 때 책상 아래 버튼만 누르면 경찰서 상황실과 원스톱으로 연결돼 위기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도 이 시스템의 장점이다.
또 근무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 위기에 처한 민원인이 파출소 문을 급하게 두드렸을 때 경보 시스템 전파를 통해 순찰 중인 해당 경찰관이 곧바로 대응할 수 있는 비상출동 체제도 운영할 수 있다. ‘저비용 고효율’을 자랑하는 이 시스템은 실용화까지 예산도 많이 들지 않았다.
이 장치는 파출소에 설치된 CCTV와 스피커, 경광등의 독립된 기능을 스마트하게 통합 시킨 후 경찰서 상황실 통합관제센터와 쌍방향으로 기능을 한 번 더 업그레이드 했을 뿐이다. 또 이 과정에서 보안 관리업체로 부터 약간의 기술적인 도움을 받은게 전부다.
김 경위는 12일 “일부 1인 파출소에는 여성 경찰관도 함께 근무 중이고, 각종 위기 상황에서 근무자와 시설물을 안전하게 지켜 내기 위해 시스템을 개발하게 됐다”면서 “이 시스템이 전국의 모든 1인 파출소와 보안에 취약한 학교 등 여러 시설로 확산된다면 개발자로서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호남일보/김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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