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 원도심과 빛가람혁신도시를 연결하는 중심 도로망인 빛가람로에 ‘밤길 교통사고 주의보’가 내려졌다.
도로는 혁신도시와 원도심을 5분 만에 주파할 수 있는 중심도로지만 전체 5.39㎞ 구간 중 60.1%인 3.24㎞에 가로등이 설치돼 있지 않아 밤길 운전자와 보행자들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16일 나주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11시30분께 가로등이 없는 나주 금천면 빛가람혁신도시 진입로에서 길을 건너던 A(46)씨가 B(48)씨가 몰던 쏘나타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숨진 A씨는 혁신도시 한 이전기관 직원으로 가족과 떨어져 나주에 홀로 정착한지 2달이 채 안된 상황에서 교통사고로 숨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당시 운전자 B씨는 경찰조사에서 “도로가 어두워 갑자기 나타난 A씨를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어두운 도로를 사고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또 배제할 수도 없는 사례에 해당된다.
이 도로는 2010년 전남도가 착공, 지난해 11월1일 준공과 동시에 개통돼 나주시로 시설물이 이관됐다. 총 사업비만 1480여억원이 투입돼 왕복 4차선으로 신설됐지만 가로등은 전체 5.39㎞ 구간 중 39.9%인 1.9㎞에만 설치돼 있어 안전 불감증 논란이 일고 있다.
당시 나주시는 원도심과 혁신도시를 연결하는 주요 도로인 만큼 전체구간에 가로등이 설치될 수 있게 설계에 반영해줄 것을 전남도에 요청했지만 예산부족으로 반영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가로등이 턱없이 부족한 데는 빠듯한 예산 탓도 있지만 지자체의 애매모호한 ‘가로등 설치 규정’도 한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규정상 가로등 설치는 도시지역과 교량은 의무화 돼 있는 반면 농촌지역 구간 도로는 의무 설치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도시계획도로’인 빛가람로는 가로등 설치 의무 규정상 도시지역 구간인 나주 송월동~빛가람대교 앞 1.24㎞와 교량 구간인 빛가람대교 660m 구간은 가로등이 설치돼 있다.
하지만 도시계획상 농촌지역 구간은 가로등 설치 의무구간이 아니라는 이유로 혁신도시가 코앞인 금천면 고동 사거리~석전 교차로 3.24㎞ 구간은 가로등이 설치돼 있지 않은 상태다.
지난 11일 밤 보행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지점은 농촌지역 구간으로 추가 인명사고예방 등을 위해서는 가로등 추가 설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나주시 관계자는 “최근 밤길 보행자 사망사고 이후 가로등 확대 설치가 논의됐다”며 “원도심과 혁신도시 간 물리적 거리감을 좁혀 나주지역 균형 발전을 촉진 시킬 중심 도로인 만큼 예산을 마련해 내년까지 전체 구간에 가로등 설치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호남일보/이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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