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군 뉴스 > 광주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슈퍼갑 광주제2순환도로 ①] '성추행.성희롱'
멀고도 먼 '비정규직의 정규직'
기사입력  2014/12/17 [10:17] 최종편집    광주전남협회

비정규직 여성들의 꿈은 소속된 회사에서 정규직 전환이다. 그래서 생겨난 말이 '비정규직의 정규직'이다.

 

이들 비정규직 여성들은 '슈퍼갑'들의 끝없는 성추행과 성희롱 등 온갖 수치스러움을 다 이겨내야 한다. 특히 직접적인 표현으로 하룻밤 성을 강요 또는 종용하는 슈퍼갑들의 요구, 이를 거절하면 직장내 집단 따돌림과 근무평점 최하등급, 그리고 해고수순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그 자리를 모면하고 거절할 수 있는 아이디어나 재치도 딱히 없기 때문에 여성들의 비정규직은 더욱 힘들 수밖에 없다.  비정규직의 정규직이 멀고도 먼 이유다.

 

지난 10월 26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권모(25)씨, 대학을 조기 졸업한 권 씨는 2년 전 비정규직으로 중소기업중앙회에 근무했다. 그간 권씨는 해당 경제단체 회원인 A기업대표에게 숱한 성추행에 시달렸다.

 

이 같은 성추행 사실을 상사들에게 알렸지만 되레 2년 계약이 끝난 8월 말,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후 권 씨는 자신의 삶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권 씨는 비정규직의 설움을 토로하고 자신을 괴롭혔던 어른들을 원망하는 장문의 유서를 남겼다.

 

11월 하순경에는 "어린 것들이랑 노니까 좋다.", "팀장님이랑 같은 방을 쓰면 되겠네. 오늘이 첫날밤인가?", 머리끈 달라며 "OO 묶어버리게" 서울대공원 공무원들이 계약직 여직원들을 성추행한 사실이 불거져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이같은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의 성추행을 일삼는 슈퍼갑들은 비정규직의 정규직을 약점 잡아 끝없이 성을 강요 또는 종용하고 있다.

 

국제뉴스는 광주제2순환도로 소태·송암영업소에서 지난 8년간 빈번하게 일어났던 성추행과 성희롱, 집단 따돌림, 인권침해 등을 집중 조명해 고용주의 관리감독과 감독기관의 철저한 조사를 요구한다.

 

정 모 차장의 8년간 지속된 비정규직 '성희롱.성추행'

광주제2순환도로 소태·송암영업소에서 2008년부터 근무해온 J모(여, 46/광주 서구)씨는 직장상사인 정 모(48) 차장을 성추행과 성희롱으로 지난 11월21일 광주동부경찰서에 고소했다.

 

J씨는 피고소인인 정차장을 상대로 한 고소장에서 정 차장은 2008년 J씨가 신입사원으로 입사할 때부터 지속적으로 "한번 OO, 한번 OO, 언제OO, 오늘 날 잡자, 너만 보면 OO다" 등의 표현을 직접적으로 해왔다고 주장했다.

 

J씨는 정 차장이 이같은 표현을 할 때마다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정 차장은 날이 갈수록 성희롱의 수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정 차장은 J씨가 징수업무를 보고 있는 부스 안으로 들어와 어깨와 목 주위 등을 주무르면서 지속적으로 성을 요구했고 수치감이 돋는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2011년말과 2012년 초 사이에는 순찰차를 타고 부스 옆을 지나가는 중에도 "너만 보면 OO다. 오빠 한번 OO, 언제OO, 날짜잡자"라고 성을 요구하며 모멸감을 줬다고 했다.

 

특히 2014년 6월에는 K씨, J씨, 정 차장이 사무실에 있는데 K씨를 사무실 밖으로 나가라 하더니 "이번에는 진짜 날짜잡자, 언제로 할까"라고 다그치기도 했다는 것.

 

지난 9월에도 4명의 직원과 함께 있는 사무실에서 "J 너는 중국 갔다왔는데 오빠 선물은 없냐? 언제 OO, 얼른 OO"고 했다며 당시 그 이야길 들었던 직원 중 S씨가 "뭘 그렇게 주라한대"라는 반문을 J씨에게 해 순간 답변을 못해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J씨는 정 차장에게 8년동안 성희롱을 당해 성적 수치심과 모멸감에 떨며 몇몇 직원들에게 죽고 싶다는 하소연을 하는게 고작이었다는 것이다.

 

J씨는 정차장이 직장상사인 관계로 근무평점을 행사할 권한이 있는 것으로 판단, 그의 요구를 무시할 경우 직장내에서 자신에게 돌아올 고충과 불이익이 크다는 것을 알고 그동안 많은 갈등과 고민을 해왔다고 피력했다.

 

그는 또 그동안 정 차장의 성적인 요구를 거절한 결과 제게 이런 불이익이 돌아왔음을 절감했고 앞으론 이보다 더한 앙갚음도 제가 받을 수 있겠다 싶어 죽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지난 9월 요금징수원들 근무평가에서 J씨는 최하위등급인 8등급을 받았다.

 

소태송암영업소는 90%가 여성 징수원들이다. 이런 사람이 더는 업무상 직위를 이용해 여성들을 괴롭히는 행동을 할 수 없도록 엄중히 처벌해 달라며 그동안 당해온 내용을 들어 사법기관에 고소했다.

정차장은 이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법정에서 다투고 있다. 필요한 것 있으면 변호사하고 이야기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검찰도 형사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꼭 말해야 할 의무도 없다"며 관련 사실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

 

국제뉴스/문승용 기자

광고
ⓒ KJA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