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례군 산동면 반곡마을에서 꽃망울을 터트린 노오란 산수유꽃이 봄을 재촉하고 있다. 이를 카메라에 담으려는 상춘객들의 모습에서 완연한 봄기운이 느껴진다./구례군 제공 |
매년 남도의 봄을 알리는 구례산수유꽃축제에 올해에는 특별한 의미가 더해졌다. ‘산수유농업’이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선정되면서 그 가치가 재조명됐기 때문이다.
25일 군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산수유농업이 역사성과 차별성, 문화적 특성, 자연생태계적 가치 및 경관적 특성으로 국가적으로 보전할 가치가 있는 자원으로 인정받아 국가중요농업유산 제3호로 지정됐다.
노란 꽃물결을 이루는 산수유꽃축제 행사장을 찾은 관광객들은 마을의 낮은 돌담과 자연이 어우러진 장엄한 경관에 탄성을 지르지만, 사실 이곳에는 경관 이전에 지역민들의 땀과 애환이 있다.
산동면 지역은 경작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지리산 산간지역이다.
주민들이 약 1천여년 전부터 생계유지를 위해 마을 어귀, 개울가, 비탈밭 등 유휴지를 활용, 산수유나무를 재배한 것이 확대돼 대규모 산수유농업의 유래다.
또 수확한 열매가 고급 한약재로 팔려나가면서 가난한 산촌 주민들의 주 수입원이 돼 지역에서는 산수유나무를 ‘대학나무’로도 불리기도 했다.
산수유농업은 군락지와 돌담에 서식하는 양서파충류, 곤충류, 조류, 초본류 등으로 생태계 다양성을 형성하고 전통 시비법, 수확 및 씨 제거 과정에서 마을 단위 협업전통을 이뤄내왔다.
이렇게 세대를 이어온 치열한 삶의 터전은 오늘날 차별화된 농업 경관으로 매년 전국적인 꽃축제가 펼쳐지는 축제의 공간이 됐다.
군은 오는 29일까지 ‘천년을 이어온 산동 사람들의 삶과 꿈’이라는 주제로 펼쳐지는 축제기간 중 행사장 내에 별도로 산수유농업 홍보관을 운영하고 있다.
관광객들에게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서의 의미를 담은 사진 전시, 홍보물 배부, 기념엽서 증정 등 다양한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특히 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경관의 이면인 농업과 지역민들의 삶의 이야기에 초점을 두고 농업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널리 알려 방문객들로부터 ‘꽃으로만 알던 산수유의 재발견’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군 관계자는 “산수유농업의 체계적인 보존 및 활용을 위해 산동면 전역의 생태환경·자원환경 조사 등을 통한 국가중요농업유산 보존관리 종합계획을 수립해 시행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으로 등재해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글로벌 자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광주매일/김정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