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서남해안의 다도해는 수려한 자연경관을 활용한 해양관광개발의 적지다. 하지만 이중 삼중으로 중첩된 규제가 35년 가까이 이어져 온 탓에 개발이 지체돼 왔는데, 이같은 중첩규제가 논의를 거쳐 해결 물꼬를 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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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말을 하고 있는 정종섭 장관(우)와 이낙연 전남도지사 (전남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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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전남도에 따르면 행정자치부(장관 정종섭, 이하 행자부)는 전라남도와 함께 25일 전남 여수엑스포 컨퍼런스홀에서 「다도해 35년 해묵은 바다규제 끝장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날 토론회에는 전라남도 지역 주민과 시장·군수, 소관 중앙부처 국장, 민간 전문가 등 300여명이 참석해 지역발전에 걸림돌이 돼 온 3대 바다규제 애로 해소에 관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그간 전남도 해안・도서 지역 주민들은 2중·3중의 규제를 받아왔다. 대표적으로 ▲수산자원보호구역(해안 그린벨트) 내 행위제한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내 관광 편의시설 설치・양식어업 관련 불합리한 규제 ▲엄격한 어촌계 설립요건 등이 있으며 이로 인해 주민소득 증대와 관광산업개발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 날 토론에 앞서 정종섭 행자부 장관은 오션포인트(주)가 여수시 화양면에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해양관광단지(챌린지 파크)개발 예정지를 직접 방문하고 과도한 수산자원보호구역 지정으로 각종 개발행위가 제한된 현지 기업인과 주민의 애로사항을 듣고 개선을 약속했다.
정종섭 장관은 현장에서 “수산자원보호구역은 수자원 보호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것이지만 지역 개발과 주민들의 사유재산권도 보호할 필요가 있는 이익”이라며, “소관부처인 해양수산부는 주민들의 요구를 들어보고 그것이 타당하다면 해양오염의 우려가 없는 지역 등에 대해서는 신속히 지정을 해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렬 행정자치부 지방행정실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전라남도 규제사례 해결을 위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정종섭 장관은 토론회 모두 발언에서“주민 접점에서 지역민을 위한 규제개혁을 통해 정부의 규제개혁 노력이 지역 주민에게 고스란히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현장 중심 규제개혁 의지를 보였다.
이낙연 전라남도지사는 인사말씀을 통해 “전남의 수산자원 보호구역(육지부)은 전국의 64%, 해상국립공원구역은 전국의 72%를 각각 차지할 정도로 과다하게 지정돼 전남도민은 지난 35년간 많은 제약 속에 살아왔기 때문에 이번 규제개혁 끝장토론회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며 “공익 목적의 규제라 하더라도 그 제약사항은 최소화돼야 하고, 시대와 여건이 바뀌어 실효성이 떨어진 규제는 과감하게 푸는 방향으로 대담한 결론을 내려달라”고 당부했다.
제1부에서는 전라남도 수산자원보호구역(해안 그린벨트) 지정해제 요구와 지정된 수산자원보호구역 내 행위제한 완화방안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
오션포인트(주) 윤중섭(52) 대표이사는 체험형 해양관광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투자 대상지역을 수산자원보호구역에서 해제해 줄 것을 요청했고, 해양수산부는 수산자원과 해양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수산자원보호구역 육지부 일부지역을 해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완도군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우정춘(59) 씨는“개인하수처리시설로공공 하수처리 수질기준을 충족한다면 수산자원보호구역 내에 일반 음식점이 들어설 수 있도록 관련규정을 개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는 해양오염방지시설을 전제로 행위제한을 완화하되, 개인하수처리시설을 설치한 숙박・음식점 등에 대해서는 신중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전남발전연구원은 전남 수산자원보호구역 육지부 중 해제대상지역 115,280천㎡(전남지역 전체 수산자워보호구역 230,745㎡의 50%)이 해제될 경우, 민간 해양관광개발사업 투자 촉진으로 약 2,500여명의 고용창출과 1,005억원의 경제유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행자부는 전남지역 토론회를 계기로 과도하게 묶여있는 전국의 수산자원보호구역(충남・경남권)도 지정 해제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제2부에서는 보전가치가 낮은 해상국립공원구역 해제, 해상국립공원 내 행위 제한 완화 등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관련 규제에 대한 제도개선 건의가 이어졌다.
(주)신안항공개발 유광선(59) 대표이사는 공항과 항만 등 국가·지역 개발사업 예정부지 중 자연 보전가치가 낮은 지역에 대해 해상국립공원지정을 해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환경부 관계자는 공원구역 내‘공원해상휴양지구’를 신설해 섬과 해안 지역을 찾는 탐방객의 편의를 높여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원지구가 해제되면 해당지역은 숙박시설 등 해양관광개발 민자 유치가 활성화되고 지역주민의 소득증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해상국립공원 내 양식어업시설 행위기준 완화 요청도 있었다. 양식어장 구역을 확대하고 어류와 패류를 모두 양식할 수 있도록 가두리식 복합양식업을 허용해 달라는 것이다. 이에 환경부는 어류의 배설물과 사료 퇴적에 따른 수질오염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전라남도는 양식어장 구역 확대 및 가두리식 양식어업이 허용되면 어민들이 연간 2,862억원의 소득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제3부에서는 어업인 지원정책과 선박제조업 조달입찰 참가자격에 대한 규제개선 방안이 집중 논의되었다.
완도 군외면 흑일어촌계 김경수(45) 반장은“수산업경영인 육성사업 지원대상인 어업인후계자의 연령제한을 50세에서 55세로 상향조정해 줄 것과 조합원 10명 이상이 요건인 어촌계 설립 정족수 역시 과도하므로 이를 5명 이상으로 완화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는 어촌계 가입자격을 수협 조합원에서 일반어업인(10명이상)으로 완화하여 어촌계 설립의 진입장벽을 낮출 것이며, 어업인후계자 연령제한 완화는 추후 검토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답변했다.
어업인후계자 연령제한 및 어촌계 설립기준이 완화되면, 어업인 후계자 양성을 통해 어업경영의 전문성이 향상되고 어촌계 활성화를 통한 어민들의 자율적인 어업권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안 개량 안강망협회 박철암(60) 회장은“전남지역의 어업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 어획금지기간(7월) 설정으로 생계가 어렵게 됐다”며 어획금지기간을 8월로 조정해 줄 것을 건의했고 해양수산부는 전남도지사가 해양수산부에 건의할 경우 이를 적극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목포수협은 서해연안의 어획금지 기간 개선을 통해 연간 20억원의 추가소득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푸른중공업(주) 김봉철(61) 대표는“선박제조관련 정부조달계약 시 필수 생산설비로 상가선대*를 요구하나 내륙지역 선박제조 업체에게는 불필요한 시설로 관련규정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이에 중소기업청은 관련고시를 올해 상반기에 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선박제조업 조달입찰 참가자격이 완화되면 관급 입찰의 단가 인하를 유도하고 품질 경쟁력 강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규제개혁 토론회와 관련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은 “전남지역의 고질적 규제에 대해 주민과 기업인들의 생생한 의견을 듣고 제도개선 방안을 찾아볼 수 있었던 의미 있는 기회였다”며, 토론회 이후에도 지속적인 사례관리를 통해 오늘 논의된 규제애로가 완전히 해소되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빛가람뉴스/조경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