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우리는 참으로 뼈아픈 사고를 많이 겪었다.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세월호 침몰, 그리고 고양 버스터미널 화재와 분당 테크노벨리 환풍구사고까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고가 반복되었다. 거듭된 사고에 아까운 생명들이 희생되었다. 죽음을 밑거름으로 생명의 소중함과 일상에서 안전의 생활화를 다시금 절감하게 되었다. 다시는 되풀이하지 말아야 할 가슴 아픈 교훈이다.
앞에서 열거한 대형사고가 마른 하늘에 날벼락처럼 떨어진 일이었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 어느 정도 예견되었고, 사전에 대비할 수 있었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하인리히법칙에 따르면 대형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그와 관련된 경고와 징후가 반드시 전조한다는 것이다. ‘1:29:300’이라는 하인리히법칙은 300번의 징후와 29번의 경고 뒤 재앙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모든 재난과 위기는 결국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 인간의 몫인 셈이다. 마우나리조트 붕괴도, 세월호 침몰도, 버스터미널 화재도, 환풍구사고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거듭된 징후와 경고가 있었음이 이미 조사결과 드러났다. 사소하다고 여겼던 부분을 면밀히 살펴 원인을 분석하고, 잘못된 점을 수정하고 개선했다면 미연에 사고를 예방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최소한 사고에 따른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두고 두고 뼈아픈 대목이다. 이제는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 숙제로 남겨져 있다. 그 숙제를 제때, 제대로 풀지 못하면 모든 것을 잃고 난 뒤 후회하는 악순환은 지속될 것이다.
겨울에서 봄으로 계절이 이동하는 시기엔 어느때보다 해빙기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다. 겨우내 얼었던 땅이 봄이 되어 녹으면서 지반약화에 따른 사고가 속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마다 2월부터 3월 사이 해빙기 안전사고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독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빙기 안전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광주에서 발생한 아파트 옹벽붕괴사고도 이 같은 해빙기 안전사고의 전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해빙기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주변에 위험요인이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당국이 할 일도 있겠지만 개인이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살펴본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집 주변의 축대나 옹벽은 물론 배수로에 토사나 쓰레기가 쌓여 있는지도 들여다봐야 한다. 공사장이 가까이 있다면 추락방지와 접근금지 시설이 설치되어 있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우리주변에는 축대와 옹벽, 절개지와 언덕 등 해빙기 안전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지형지물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도심 외곽의 산간지역 도로도 해빙기 안전사고가 빈발하는 요주의 지역이다. 결론적으로 해빙기 안전사고의 위험은 생활주변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셈이다.
300번의 징후와 29번의 경고를 무시한다면 단 한번의 재앙으로 생명과 재산을 잃어버릴 수 있다. 행복한 삶은 안전의 확보에서 시작된다는 점에서, 안전에 대한 관심과 경각심은 허투루 여겨서는 안 될 것이다.
자신과 가족, 이웃의 생명을 지키고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개개인이 비상시 행동요령을 미리 숙지해두는 것도 행복한 삶을 위한 안전장치라는 것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국민 모두가 생활주변의 시설물을 관심 있게 살피고 위험요인 발견 즉시 119나 가까운 읍·면·동사무소, 시·군·구 재난관리부서에 신고하여 줄 것을 당부한다.
KJA뉴스통신/반미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