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골프고등학교에서 2차례 폭행사건이 발생했으나, 학교측의 미온 대처로 또 다시 피해가 발생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특히 이번 사건은 동일 학생들에 의해 반복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충격이 크지만, 소위 가해학생들의 증언이 상반돼 논란이 예상된다.
11일 전남도교육청과 피해 학부모에 따르면 함평골프고 1학년 이 모 양은 지난해 10월말부터 올 3월까지 4명의 선배들로부터 폭행과 왕따 등을 당해 기분이상증과 급성 스트레스반응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 피해 학생 "선배들의 일방적 폭행·왕따"
지난해 10월27일 이 학교에서 운영하는 골프 아카데미를 다니던 이 양은 저녁 연습이 끝나고 기숙사에서 S, J, L, J 선배로부터 온갖 욕설과 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또 지난해 11월11일도 L, J, S 선배로부터 "자신들의 방으로 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발로 차이고, 손으로 등을 구타 당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실은 이 양이 폭행 사실을 사감에게 알리면서 표면화됐다.
그러나 피해 학부모는 "자라가는 학생들에겐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이 학교 교감에게 "간소하게 처리하고 아이들을 용서해 줬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내비쳤고, 학교측은 학폭위를 개최하지 않고 사건을 마무리했다.
겨울 방학과 전지 훈련으로 만날일이 없었던 가해·피해 학생의 마찰은 신학기가 시작된 3월4일 5교시 수업중 피해 학생 부모의 경찰 신고로 또다시 불거졌다.
이날 5교시 수업전 S, J, L선배는 이 양에게 심한 욕설을 해, 이 양이 화장실에서 나오지도 못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복도에서 욕하고, 말을 따라하며 비아냥거린것도 모자라 수업중 옆자리에 앉아 다른 동급생들에게 이상한 말을 하며 의도적으로 이 양을 왕따시켰다는 것.
이 양은 "골프 아카데미 왔을 때 부터 최근까지 선배들의 온갖 욕설과 괴롭힘을 꾹 참고 있었다"면서 "S, L, J선배 때문에 학교 다니기가 너무 무섭고, 학교생활에 자신이 없어 아빠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털어놨다.
◆ 가해 학생 "진술 내용, 사실과 달라"
본지는 지난 10일 함평골프고에서 소위 가해 학생으로 지목된 학생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들은 피해 학생이 진술에 상당부분 동의할 수 없다고 강력 반발했다.
특히 이 양이 평소 동급생과 선배들을 대상으로 어깨빵을 자주한데다 유도를 전공한 선후배들이 많다고 위화감을 조성하고, 선배들을 무시한 언행을 서슴치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27일의 경우 S선배는 기숙사에 있지도 않았고, J선배는 후배가 대들어서 멱살을 잡은 것은 사실이지만, 구타는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또 지난해 11월11일 사건의 경우, 일과중 이 양이 선배에게 어깨빵과 욕설을 해서 훈계 차원에서 이 양에게 찾아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세차례에 걸쳐 "말좀하자"고 했는데, 이 양이 계속 휴대폰만하고 있어서 손목을 쳤고, 이로 인해 휴대폰이 바닥에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후 발로 밀친 것은 사실이지만, 발로 차고 손등을 때렸다는 피해 진술은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가해 학생들은 특히 지난 3월4일 공포심을 주는 욕설과 왕따를 시켰다는 이 양의 주장이 이해 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전북 출신의 피해 학생은 유도에서 골프로 전향한 케이스며, 평소 동급생 및 선배들과의 관계에서 친분이 확실한 아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측은 사고 발생 20일 이내에 학폭위를 개최할 예정이다.
국제뉴스/김성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