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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있는 학교, 선운중 책읽는 입학식연다
기사입력  2015/03/02 [12:58] 최종편집    광주전남협회

3월 2일 오전 10시, 광주 선운중학교가 올해로 2회째 책 읽는 입학식을 연다.

 

입학식을 여는 문은 “Conduct Us[우리를 지휘해 주세요]” 영상. 뉴욕의 유명 행위예술단체<Improv Everywhere>가 기획하고 카네기 오케스트라가 거리에서 일반인에게 지휘를 맡기는 퍼포먼스다.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고 동시에 모두가 하나가 될 수 있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학교 안에서도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고 오늘을 즐기면서 여기 모인 모두가 주인공으로 또 조화로운 삶을 꾸려가길 희망합니다."

 

사회자의 개회사처럼 선운중의 입학식은 ‘오늘’과  ‘삶이 있는 학교'라는 주제로 흘렀다. 국민의례에 사용한 태극기도 새로웠다. 2014년 책읽는 입학식의 김구 서명문 태극기에 이어 2015년엔 의병장 고광순의 불원복 태극기가 등장했다. 불원복이란 주역복괘로 “다 없어진 양기가 머지않아 회복된다”라는 뜻이다.

 

선운중은 불원복의 원뜻에 덧붙여 국권회복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믿었던 의병들을 설명했고 일제강점기 구례에서 활동한 고광순을 소개했다. 그리고 지리산 군영에서 펄럭였을 태극기를 상상하게 했다. 우리가 누리는 민주인권평화는 많은 이들의 사랑과 희생을 통해 이룩된 것임을 태극기를 통해 ‘읽혔’다. 의식에 의미를 부여해 국민의례에서도 ‘의미’와 ‘재미’를 함께 잡고 싶은 것이 학교의 의도이다.

 

올해로 신입생을 맞아 완성학교가 되는 선운중은 혁신학교, 자유학기제 안에서 오달진 삶을 이어가는 선배들의 혁신학교 100배 즐기기라는 영상으로 신입생들에게 ‘오늘’을 사는 방법을 전수했다. 다채로운 동아리 활동과 체험 영상 중간쯤 “그런데 공부는 안하나요?”라는 질문화면이 등장한다. “세상의 모든 것은 공부! 하지만 공부신공 모습은 지금부터!”라면서 수업장면 속 즐거운 생활 사진이 이어졌다.  삶이 되는 배움의 핵심은 수업에 있음을 증명했다. 또한 신입생들은 선배들의 동아리 활동, 사제동행 체험학습의 과정 발표를 직접 들으면서 수업을 통해 진짜 재미를 발견하고 이를 확장한 다양한 활동을 간접 경험하며 선운중에서의 삶을 상상했다. 

 

또 전교생은 포르투갈 작가 쥬제 조르쥬 레트리아의 그림책 <내가 책이라면>을 함께 읽었다. “내가 책이라면, 날 선택한 사람이 자유롭고 길들여지지 않는 사람이 되도록 하고 싶어요.”라는 장면을 끝으로 “선운중이 책이라면, 미래를 위해 오늘을 양보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어요.”화면을 띄웠다. 이로써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간명하게 전달함과 동시에 ‘삶이 있는 학교’의 전체 메시지를 전했다.

 

선운중은 입학생에게 책 한 권씩을 선물했다. 책읽는사회문화재단과 함께 한 청소년 북스타트의 일환으로 책, 독서록, 독서선언문이 담긴 책 꾸러미를 신입생 전원에게 전했다.

 

“책 그리고 선생님, 선배가 모두에게 소중한 한 권의 책으로 함께 노닐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책읽는 입학식에서의 노인균 교장의 훈화는 조창인 작가의 <가시고시> 한 대목으로 대신했다. 입학식장에 모인 모두가 아이들과 동행하는 삶을 강조하면서 즐거운 학교생활의 배경엔 혼자가 아님을 느끼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선운중에서 책읽는 입학식을 기획하는 부서는 교육혁신부다. 혁신학교 3년차인 학교는 형식과 내용에서 즐겁고 의미 있는 경험을 주는 입학식을 욕심냈다. 첫 만남인 입학식이 단순한 통과의례가 아닌 배움의 시작이 되어야한다고 여기기에 기획되었다. 

 

모든 학교가 책 읽는 입학식을 할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학교의 여건과 지역 특성 등을 고려해 학교마다 고유한 입학식 문화가 있었으면 좋겠다. 가능하면 그 문화가 활기와 아름다움으로 가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이들과 학교의 첫 만남이 활력과 아름다움으로 채워질 때 그 이후의 학교생활 또한 그러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일등방송/김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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