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오는 16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처리하기로 12일 합의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 날짜를 뒤로 미루자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요구를 받아들여 오는 16일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야당이 이 같은 제안을 한 데는 정의화 국회의장의 중재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저쪽(새정치연합)에서 16일을 제안해왔다. 최고위에선 (그 안에 대해) 동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국회 인사청문특위는 이날 오후 1시50분께 새누리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경과보고서를 채택해 본회의로 넘겼다. 특위 위원 13명 가운데 여당 의원 7명 전원이 찬성했다. 그러자 인사청문특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강력 반발하는 등 극으로 치닫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이날 오후 여당의 경과보고서 단독 채택 직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이 부적격 총리 후보자에 대한 청문경과 보고서를 날치기 처리했다”며 “향후 발생할 파장에 대해서는 박 대통령과 여당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위 야당 간사인 유성엽 의원은 “국회의장실에서 양당 원내대표 회동이 진행되고 있던 중이었는데 여당 특위 위원들이 일방적으로 회의를 열어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단독으로 강행처리 했다”며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전혀 규명되지 않았는데도 미봉책으로 강행 처리한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고, 이후에 벌어질 파장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대통령과 여당이 져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선미 의원 역시 “이 후보자에게 국정을 맞기기에는 심대한 하자가 있는 것이 청문회를 통해 확인됐다”며 “부적격 후보자를 일방적으로 채택한 것을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경협 의원은 “이 후보자는 역대 청문회가 실시된 이후 낙마한 총리 후보자들이 가지고 있었던 모든 부적격 사유를 모아놓은 종합세트”라며 “일방적인 총리 임명 강행을 즉시 중단하고 국회의장과 논의하고 있는 일정에 따라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성준 의원은 “여야간 원만하게 인준을 해도 부족한 후보자를 강행, 단독 처리를 했다. 이래서야 나라의 살림이 제대로 굴러갈 수 있겠느냐”며 “반쪽짜리 총리로 민생과 경제를 어떻게 살리나. 국민여론이 부적합하다고 판정 내렸다면 국민 마음을 모을 수 있는 후보자를 다시 물색하는 것이 도리”라고 힘주어 말했다.
홍종학 의원은 “이제 우리나라는 불필요한 총리 후보자와 관련된 논란때문에 국정이 마비될 위험에 처했다”며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에 더해 수 없이 많은 제보가 있다. 계속 비리들이 밝혀지게 될 것인데 박 정부와 여당이 감당할 수 있을지 지켜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호남일보 /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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