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서구 농성동 일대 농성동지역주택조합사업 조감도. ©KJA 뉴스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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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서구 농성동 일대 농성동지역주택조합사업 조감도. ©KJA 뉴스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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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광주 농성동지역주택사업을 두고 조합과 비대위 간의 각종 고소 고발과 연이은 소송전으로 한바탕 소동이다.
조합의 공방 속 관할관청인 서구청의 이상한 행정처리로 사업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농성동지역주택조합은 지난해 11월 광주 서구청에 조합인가를 득한 지 채 1개월도 되지 않아 조합 업무대행사와 현 조합장을 상대로 기존 집행부에서 확보된 사업비 160여억 원의 행방을 밝히지 않은 채 추가분담금 납부를 요구하는 등 방만한 운영을 이유로 비대위를 구성했다.
이어 올해 6월 임시총회를 통해 조합장과 이사들을 새로이 구성하고 서구청에 변경인가 승인을 요청했다.
이상한 서구청의 행정은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임시총회의 정족수 미달 의혹과 위법적 진행으로 조합장 변경이 불허되는 일이 발생했다.
더욱이 광주 서구청은 조합장 변경 신청의 자격을 가진 조합장이 아닌 제 3자가 신청함으로써 요건 불충족을 이유로 신청 4개월 만에 불허 통지한 것이다.
하지만 신청요건이 맞지 않았다면 4개월의 시간이 아닌 즉시 반려가 당연하나 행정이 직권을 남용하여 4개월의 시간이 지체되는 등 조합에 손해를 끼치게 한 것이다.
서구청의 기행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조합장의 변경은 불허하면서 임시총회에서 신규로 선출된 조합 이사들에 대해 인정이 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은 것이다.
조합과 비대위간 임시총회 무효를 다투는 본안 소송이 진행 중인데 현 이사들을 부정하고 신규로 선출된 이사들이 조합 이사 지위가 있다고 판단했다.
한발 더 나아가 서구청은 지난 11일 방송된 KBC 시사프로그램 ‘따따부따’에 공개적으로 신규로 선출된 이사들을 인정한다는 인터뷰와 더불어 현 조합 이사들에게 이사 지위가 없다고 통보해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이에 현 이사들은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으로 서구청을 고발할 예정이다.
조합 A이사는“조합이사의 변동이 없음에도 불법으로 이뤄진 조합 임시총회에서 선출된 이사를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서구청을 간과하기 어렵다”며“개인 신상의 문제가 발생했기에 엄벌을 요구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서구청 관계자는“임시총회에서 조합장은 부결된 것이 맞고 이사들은 과반의 찬성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여 신규로 선출된 이사들이 지위를 유지하는게 합당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법조계는“임시총회의 무효를 다투는 상황에서 총회 안건의 일부만을 인정한 경우는 없다”며“서구청이 뭔가 착오를 일으킨 것 같다”며 의아해 했다.
또한 11일 방영된 ‘따따부따’에서 그동안 비대위가 제기한 조합비 160여억 원에 대해 외부회계감사보고서가 제시되며 자금 사용에 대한 소명은 충분히 이루어졌다.
▲ 지난 6월 임시총회 당시 현 조합장 송 모씨의 총회장 입장을 비대위 소속 조합원이 가로 막고 있다. © KJA 뉴스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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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따따부따’의 방영과 무관하게 서구청의 행정이 도마에 올랐다.
최근 조합측은 비대위 활동을 한 조합원 약 50여 명을 서구청에 제명처리 절차를 진행했다.
하지만 14일 서구청은 이 같은 조합의 조합원 제명을 불가 통지했다.
이유는 임시총회는 문제가 있어 보이지만 선출된 이사들이 인정되고 본안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구청의 ‘임시총회는 문제가 있으나 이사는 인정된다’는 상반된 논리는 사업의 차질을 부추기는 꼴이 되고 있다.
특히 조합원의 제명에 관련된 이 같은 해석을 기반으로 한 행정처리는 업무대행사의 업무 영역을 훼손할 뿐 아니라 종국에선 사업의 성패의 가늠자가 되는데 이는 조합 운영의 자율성에 행정이 너무 깊이 관여하는 나쁜 선례가 될 것이다.
광주 서구청은 행정이란 빌미 하에 갑질을 하는 심판자인지 또는 업무를 대행하는 대행자인지 자성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농성동지역주택조합 업무대행사측은 그동안 광주 서구청의 과도한 권한 남용 등을 검토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전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