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역 수정안이 발표된 가운데 광주·전남지역에서는 대체적으로 환영보다는 비판과 아쉬움의 목소리가 더 크다.
호남KTX `서대전역 경유’ 반대에만 매몰돼 시민들의 선택폭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광주역 진입도 실패하는 등 전략부재로 실리를 챙기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대전역 경유 문제와 관련, 표면적으로 주장이 관철된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실익이 없었다는 평가다.
당초 코레일은 지난달 6일 호남고속철도 KTX 운행 편수를 62편에서 82편으로 20편 늘리는 대신, 이 중 22%(18편)를 ‘서대전역 경유’로 변경하는 운행계획(안)을 국토부에 제출했다.
코레일의 계획대로 서대전역을 경유하게 되면 18편은 호남고속철 구간에 ‘서대전~계룡’ 구간(일반선로)이 추가돼 당초 용산~광주송정까지의 운행시간이 1시간33분에서 2시간18분으로 45분 늘어난다.
이에 호남·충북권 주민들은 물론 지자체와 정치권이 강하게 반발했다.
반발이 거세자 국토부는 지난 5일 밤 전격적으로 수정안을 내놓았지만, 결국 호남 KTX는 20편 증편이 아닌 6편 증편에 그치고 광주-대전 이용객들의 선택의 폭도 줄어들게 됐다.
구체적으로 ‘용산↔광주송정·목포’는 현재 44회에서 48회로 4회 늘리고 ‘용산↔여수’는 18회에서 2회 늘려 20회로 증편한 반면 서대전·계룡·논산 지역의 국민들을 위한 보완 대책으로 별도의 KTX 18편을 신설해 운영키로 결정했다.
결국 호남KTX는 20편 증편 계획에서 6편만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서대전역 18편 경유는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이렇게 되면 경부선은 하루 160편으로 1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데 비해 호남선은 하루 68편으로 40분 간격으로 운행돼 경부선의 절반에도 못 미치게된다.
더욱이 KTX를 이용해 광주~대전을 오갈 이용객들의 길이 막혀 불편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같은 우려를 의식한듯 국토부 결정이전에 지역 정치권 한 인사는 “광주~대전을 오가는 이용객들을 감안해서라도 일부 편수가 서대전역을 경유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비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 인사는 “호남 KTX 운행 편수를 62편에서 82편으로 20편 늘리고 이 중 18편이 아닌 10편 정도를 서대전역으로 경유하는 쪽으로 협상이 진행되지 않겠느냐”면서 “광주~대전간 관광 등 다양한 교류측면에서도 이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전을 자주 오간다”는 한 시민도 “호남KTX선이 서울과 광주만 오가는 것이 아니다. 대전에도 향우가 많다. 정치적으로 실리적으로도 일부 편수가 서대전역으로 들어갔어야 한다”고 아쉬워했다.
새누리당 광주시당도 논평을 통해 “이번 정부의 결정은 지역민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현명한 결정이며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이다”고 주장하면서도 “시민의 선택의 폭이 좁아졌다”고 밝힌 것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호남 KTX 광주역 진입 문제도 서대전역 경유에 매몰돼 전혀 대응하지 못한 것은 전략부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애초 서대전역 경유안이 나왔을때 결국 일부 편수를 서대전역에 양보하는 대신 광주역 진입을 이끌어내는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지만,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이같은 결정 과정에서 윤장현 광주시장 등 광주시의 전략부재가 도마위에 올랐다.
이와 관련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의원은 “광주시는 KTX 광주역 진입 문제와 관련해 정책의 일관성을 상실하고 지역내 갈등만 조장하고 시간을 낭비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며 “광주시가 전략부재의 행정을 하는 사이에 대전은 서대전역을 관철시켰을 뿐 아니라 경북 포항마저도 1일 20회 신규운행 계획을 얻어냈다”고 광주시를 질타했다.
이제 결정된 KTX운행 계획안의 보완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과제가 남았다.
이와 관련 다양한 주문이 나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시당은 “정부가 20편 증편 약속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 구체적 로드맵을 제시할 것과 호남고속철 개통에 따른 수요예측조사 결과와 운행 편당 좌석공급 수를 즉각 공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전남지사는 “호남고속철도 이용자 증가 예측에 걸맞게 서울~광주간 직행편수를 늘렸는지, 대전~광주 구간 이용자들의 불편은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등의 과제는 남아 있다”면서 “내년에 수서발 수도권고속철도가 개통되기 이전에라도 보완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호남일보/정상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