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까워서 좋고, 속상함도 덜어주는 영암군 고향사랑 소아청소년과 |
[KJA뉴스통신=박기철 기자] “아이가 아프면 가깝지 않은 거리를 가야 해서 부담이 됐는데, 가까운 데서 진료보게 돼서 너무 좋다. 비용도 저렴하다고 들었다. 굉장히 반가운 소식이다.”
영암군 군서면에 사는 아이 엄마 김연서 씨는 아이가 아프면 걱정이 곱절이었다. 아이가 아픈 것도 속상하지만, 왕복 2시간 걸려 소아청소년과가 있는 무안과 목포, 나주까지 나가야 해서다.
영암군(군수 우승희)이 ‘고향사랑 소아청소년과’ 개설로 김 씨 같은 부모의 시름을 덜어줬다. 19일 삼호보건지소, 20일 영암군보건소에서 차례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간호사가 첫 진료를 시작했다.
전문의는 간호사의 도움을 받으며 이비인후과에서 쓰는 ENT 유닛과 귀 내시경 등 의료기기를 이용해 아이를 진료했다. 이어 아이와 동행한 김 씨에게 아이의 상태를 설명했다.
집 가까이서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김 씨가 지불한 의료비는 1,100원이다. 처방만 받을 경우는 500원만 내면 된다.
2000년 개설돼 2004년까지 진료를 본 영암군의 마지막 소아과가 문을 닫은 이후, 소아와 청소년이 전문의의 돌봄을 받은 모습은 20년 만의 풍경이었다.
영암군은 전국 최초 고향사랑기금으로 소아청소년과를 개설할 수 있었고, 이런 사정을 ‘고향사랑 소아청소년과’란 이름에 반영했다.
사실, 기금이 있어도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 보다 어려웠다. 전문 의료인들만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사이트에 꾸준히 구인 안내서를 올려도 지원자는 없었다. 가까운 광주·목포·무안·나주 아동병원에 1주일에 2~3일 진료해 줄 의료진을 요청해도 ‘불가’ 통보만 돌아왔다.
포기하지 않고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영암군은 전문의와 간호사를 초빙해 올 수 있었다.
이달 14일 영암군은 고향사랑 소아청소년과를 뒷받침하기 위해 지역 4개 의료기관과 업무협약도 맺었다. 영암의 전문의가 검사·진료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환자가 방문하면, 의료기관들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용이었다.
영암한국병원, 남악아동병원, 목포미즈아이병원, 엘에이치미래아동병원은 고향사랑 소아청소년과 함께 영암 아이들을 돌보기로 했다. 나아가 지역 소아청소년 건강증진, 의료서비스 환경 개선 등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우승희 영암군수는 “평소 영암군민들께서 소아과가 영암에 꼭 필요하다는 말씀들을 많이 주셨다. 일자리와 정주여건 때문에 지방을 떠나는 지방소멸 위기의 악순환을 끊기 위한 조치의 하나로 고향사랑 소아청소년과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영암군의 고향사랑 소아청소년과는 월·수·금요일 삼호보건지소, 화·목요일 영암군보건소에서 오전9시부터 오후 5시까지 0~18세를 진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