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광주월드컵경기장 외벽 보수공사와 관련해 일반적인 공법보다 3배나 많은 재원이 투입되는 특허공법을 채택하고 긴급입찰을 강행한데 대한 감사를 벌였으나 '무늬만 감사'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감사관실이 지난달 29일 '외부 노출 부분은 당초 제시한 특허공법으로 보수하고, 비노출 부분에 대해서는 특허공법보다 공사비가 저렴한 적정공법을 검토해 사업비를 절감하는 방안을 강구하라'는 내용의 감사결과를 경기시설과에 통보했기 때문이다. 당초 담당주무관이 제시한 노출콘크리트 보수공법은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이 같은 감사결과는 당초 담당 주무관이 제기한 일반적인 노출 콘크리트 공법을 정면으로 반박한 결과이기도 하다. 담당 주무관은 1/3가량 저렴한데다 불소코팅 등을 하기 때문에 내구성이 10년 이상 15년 가량 보장되는 노출콘크리트 공법이 낫다는 의견을 주장했었다.
2일 시에 따르면 시 감사관실은 지난해 12월 26일부터 광주월드컵경기장 외벽 보수방안 적정성에 대한 기술감사를 벌인 뒤 그 결과를 지난달 29일 공사 발주 부서인 경기시설과에 통보했다.
앞서 광주시는 지난 2002년 준공된 광주월드컵경기장에 대해 지난해 7월 건물안전진단을 실시, B급 판정을 받은 경기장에 대해 최근 노출 콘크리트 표면 3만2779㎡를 보수키로 결정했다.
광주시는 모 구조안전기술원에 정밀안전진단을 의뢰했고, 해당 구조기술원은 일반적인 노출콘크리트 보수 공법이 아닌 교량과 옹벽 등에 주로 사용되는 특허 공법 4가지를 제안했다.
해당 구조기술원은 콘크리트의 탄성화 방지 및 동결융해작용에 대한 보호조치가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어 최소 16억 ~ 21억 원이 소요되는 공법을 채택했다.
광주시는 구조안전기술원의 이 같은 의견을 토대로 경기장 외벽 노출콘크리트 표면 보수공사를 발주하면서 교량과 옹벽 등에 주로 사용되는 특허공법 사용을 조건으로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했다.
하지만 담당 주무관은 월드컵경기장 보수 공사는 일반적인 공법이 타당하다는 광주시건축협의회 의견을 취합해 윤시장을 비롯 계장, 과장, 국장 등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이 처럼 논란이 확산되자 실무를 담당한 계장이 직접 시 감사관실에 '누구 말이 맞는 지' 진위를 파악해 달라며 감사를 의뢰, 진행됐다. 광주시 감사관실은 당초 지난달 9일 발표예정이었으나 20일 늦은 29일 감사결과를 내놓았다.
감사관실 관계자는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한 쪽으로 편중돼서 볼 수 없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검토해 감사를 진행했다"라며 광주시건축사협회와 지방건축심의위원회 건축전문가들이 주장한 노출콘크리트 보수방식에 대해 해명했다.
한편, 광주시건축사협회는 "설계자의 의도가 훼손되지 않은 범위 내에서 복원해야 한다"면서 "미적가치, 내구성, 경제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노출콘크리트 보수방식이 낫다"고 의견을 냈다.
지난해 11월4일 열린 지방건축심의위원회에서도 건축 전문가들은 특허 공법 보다는 일반적인 노출콘크리트 공법이 낫다고 주장했다. 지방건축심의위원회 특성상 각 분야별(전기, 소방, 토목, 건축 등등) 전문위원이 2인씩 참석하는 문제점과 수적인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특허 공법으로 의결됐다.
국제뉴스/문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