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소홀 책임 물어 미곡에 대한 손해배상 직원에게 떠넘겨 사건 일단락
◆일부 조합원 납득할 수 없는 감사결과에 경찰 수사의뢰 검토
전남 곡성농협 미곡처리장에서 지난해 10월경 100여톤의 미곡이 증발하는 사건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조합원들은 증발한 미곡의 원인규명을 위해 농협중앙회검사국에 감사를 의뢰했지만 납득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오자 경찰에 수사의뢰를 검토하고 있다.
28일 곡성농협 관계자와 농협중앙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곡성농협 미곡처리장에서 2013년산 수매 벼 40㎏들이 2,364포대, 100여 톤, 1억3000만원에 해당하는 분량이 증발했다.
검사국은 지난해 10월 23~24일 이틀간 감사를 진행해 자연 감모된 것으로 결론내렸다. 또한 검사국은 미곡처리장 소장과 담당자의 업무상 관리소홀을 물어 일정부분에 대한 변상처리 책임과 함께 징계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검사국이 이같은 감사결과를 내놓자 일부 조합원들은 수사를 의뢰하지 않고 조합원과 일부 직원들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떠넘기며 사건을 서둘러 마무리하려 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특히 검사국이 농협중앙회 대의원인 지역조합장의 눈치를 보고 이번 사건 책임을 직원들에게 떠넘긴 것이라며 꼬리자르기 코드감사를 진행했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이와 관련 곡성농협 관계자는 "점검 과정에서 벼 재고가 부족한 것이 드러나 농협중앙회에 감사를 요청했다"며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직원들 징계와 변상, 손실 처리 등을 하고 사건을 마무리했다"고 해명했다.
곡성농협 A조합원은 "벼 95톤 증발에 대해 당시 조합장은 자연감모라고 주장했는데 이해할 수 없다"며 "벼가 사라진 문제와 관련해 수매한 벼가 빼돌려졌는지 사실 관계를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말했다.
B조합원은 "조합원들과 노조원들이 의혹 제기한 여러 문제에 감사를 벌였지만 윗선과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꼬리자르기 감사결과를 내놓았다"고 주장했다.
인근 지역 농협 관계자도 "미곡 100톤이 사라진 것도 의문인데, 자연 감모했다는 결론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업무가 미숙한 직원이 일정부분 양곡을 잘못 관리한 사실과 이물질, 제고파악 잘못 등이 있었다"며 "싸일론(산물벼 저장소)에 저장된 벼가 일정기간을 넘어 오랜기간 보관하다보니 건조되면서 감모한 것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벼가 도난당한 정황은 없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지 않았던 주장에 대해 해명했다.
국제뉴스/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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