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A뉴스통신] 우리나라 국민은 1인당 보험료로 연간 377만원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총생산 대비 보험료 지출 기준으로는 세계 5위 수준으로, 경제력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보험료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세계적인 재보험사인 스위스리가 지난 7월 발간한 〈시그마〉보고서에 나타난 우리나라 보험료 수준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인은 2017년 기준 연간 1인당 3522달러의 보험료를 지출하여 세계 14위를 기록했다. 2017년 평균 원달러 환율 1070.5원을 적용하면 약 377만원이다. 세계 평균의 5.4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보험종류별로는 생명보험료로 1999달러, 손해보험료로 1523달러를 지출했다.
1인당 보험료는 연간 총보험료를 총인구수로 나눈 수치로 보험밀도라고도 하는 데, 조세피난처로 유명한 케이먼군도, 홍콩, 스위스, 덴마크 순으로 높았다. 한국인의 보험밀도는 2012년 2785달러에서 79만원이 증가했고 순위도 20위에서 14위로 여섯 단계 상승했다.
국내총생산 대비 보험료를 의미하는 보험침투도에서는 한국은 11.57%로 대만, 케이먼군도, 홍콩,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어 세계 5위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 평균의 1.9배에 해당한다. 경제력에 비해 과도한 보험료를 지출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한국의 보험침투도는 2012년 12.12%에서 약간 낮아졌지만 순위는 5위를 유지했다.
한국의 보험시장 총 수입보험료는 1812억1800만달러로 세계 7위를 기록했다. 미국이 1조3771억1400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중국, 일본, 영국 등이 뒤를 이었다. 2012년 한국의 총 수입보험료는 1392억9600만달러로 세계 8위였다.
올해로 설립 50주년을 맞은 스위스리는 1968년부터 매년 세계보험시장의 현황과 통계를 담은 〈시그마 보고서〉를 발간해왔는데 2017년 기준 보고서의 경우 세계 147개국의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통계를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이다.
국내에서도 보험료 지출이 가계소득에 비해 지나치게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금융소비자연맹이 지난 해 연말 전국 1,000개 가구를 대상으로 한 ‘가구소득대비 보험료 부담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구당 평균 12개의 보험에 가입하여 매월 지출하는 보험료가 103만4천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가구의 평균 가계소득 557만원의 18%를 보험료로 지출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가계 수입 대비 적정 보험료 수준은 10% 내외로 알려지고 있다.
김병욱 의원은 “경제력과 가계소득에 견줘 지나치게 많은 보험료를 지출할 경우 위험보장이라는 보험의 본래 목적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국민들이 적정한 수준에서 보험을 이용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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