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3일 광산구 우산동 직원과 우산동 지사협 위원들이 김장 김치와 식료품 등을 전달하기 위해 A씨 가정을 방문한 모습. |
[KJA뉴스통신=오지훈 기자] 엄마의 항암치료, 엄마를 위해 병간호에 전념해야 하는 아빠. 그동안 부모 없이 지내야 하는 다섯 아이들. 하루하루 힘겨운 상황에 놓인 이 가정을 위해 광주 광산구(구청장 박병규) 우산동 마을 전체가 팔을 걷어붙였다.
24일 광산구에 따르면, 우산동 한 연립주택에 부부와 다섯 자녀 총 7명이 거주하고 있는 가정에 큰 위기가 닥쳤다. 아이들의 엄마인 A씨가 뇌종양으로 쓰러져 지난 10월 초 수술을 받은 것. 이후 뇌경색까지 발생했고, 이달 초부턴 항암치료를 위해 병원 입원 중이다. 남편 B씨는 회사를 휴직하고 병원에서 아내 병간호에 전념하고 있다. 당분간 다섯 자녀는 부모 없이 지내야 해 양육과 돌봄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자 마을 주민들이 나섰다. 아침, 저녁으로 A씨 집을 찾아 아이들이 잘 지내고 있는지 살피고, 끼니를 거르지 않도록 반찬을 챙겨주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의 노력에 우산동 행정복지센터도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광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투게더광산 나눔문화재단, 광주사회서비스원 등과 협력해 맞춤형 급여, 생필품 및 반찬 지원, 긴급돌봄(아이돌봄), 아동급식 등 복지서비스 연계‧지원에 나선 것이다.
우산동은 각 지원기관,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송우초·광산중)와 사례회의를 열고, A씨 가정의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한 지원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부모가 없는 동안 아이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정서 안정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어느덧 A씨 가정의 문제는 우산동 마을 전체의 것이 됐다. 지금의 위기를 이겨낼 수 있도록 이웃 주민, 사회단체, 행정, 학교 등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손을 맞잡고 힘을 보태고 있는 것. 지원 활동에 함께하는 우산동 마을 구성원들은 다섯 자녀들의 이름을 따 ‘수’s 패밀리 돌봄 대작전’이라 칭하고 있다.
A씨가 입원을 마친 뒤 집으로 돌아올 때를 대비해 더 나은 생활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작업들도 활발히 추진 중이다.
A씨가 입원 후 이웃 주민들이 가장 먼저 챙긴 것은 연립주택 출입 통로다. 계단만 있어 휠체어 통행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에 주민들이 경사로 설치 방안을 강구하고 나섰고, 광산구도 도울 방법을 모색한 끝에 공동주택 개선 사업과 연계해 경사로 설치를 지원키로 했다.
집안 내부도 말끔히 새단장했다. 지난 23일 우산동과 하남로타리클럽(회장 임용욱)은 A씨 집을 찾아 주거 환경 개선 사업을 벌였다. 도배와 장판 교체, 화장실 수리와 더불어 A씨가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방을 정비하고, 다섯 자녀를 위한 공부방도 꾸몄다.
개인, 기관 등의 후원도 잇따르고 있다. 투게더광산 나눔문화재단이 ‘돋을손 위기 가정지원금’ 200만원을 지원한 데 이어 4M(고정완 대표이사)와, 행복공감동행봉사단 등 후원자들이 가정이 조속히 안정을 찾길 바란다며 간병비 350만 원을 쾌척했다.
광산구 관계자는 “누구에게도 손길을 내밀기 어려울 때 이웃들이 발 벗고 나서자 행정과 지역 기관‧단체, 학교가 동참하면서 수‘S 패밀리 돌봄 대작전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로지 한 가정을 위해 뭉친 지역공동체를 보면서 공동체 활동의 본질, 민‧관 협력의 힘을 새삼 느끼게 됐다”며 “A씨 가정이 평안과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끝까지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