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동 금당쇼핑센터 앞에 포스코, 소리없는 밀실 매각 결사반대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 = 홍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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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CO(005490) 광양제철소가 금호동 제철소 단지 내 금당쇼핑상가를 전격 매각한데 이어 매수자 측이 지난해 말로 계약 종료를 일괄통보해 입점 상인들이 길거리로 내몰릴 위기를 맞고 있다.
더욱이 거대 기업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상가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20여 년 넘게 영업을 해온 상인들의 의견 수렴 과정 없이 매각을 추진해 일방적 밀실 매각 논란과 함께 지역 상인을 홀대하는 처사가 아니냐는 지적마저 제기되고 있다.
16일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상인들에 따르면 포스코가 P법인에 맡겨 관리해온 금당쇼핑센터를 지난 해 11월 일괄 매각 처분했다.
이어 금당쇼핑센터를 매입한 S개발이 18개 소규모 영세점포를 비롯한 전체 32개 점포 입점자에게 지난 해 11월 27일 내용증명을 보내 ‘건물이 매각됐으므로 12월 31일자로 계약이 종료된다’는 내용을 일괄통보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통상 1년 단위로 재계약을 맺으며 적게는 2개월에서부터 27년간 금당쇼핑센터에서 영업해온 상가 입점 상인들이 포스코 광양제철의 매각 철회 등을 요구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금당쇼핑상가 입주 상인 20여 명은 지난 13일 오후 광양시청 앞에서 ‘포스코의 불법 매각 철회’, ‘금당쇼핑센터의 피눈물’ 등 각종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 등을 펼쳐들고 침묵 시위를 벌였다.
금호동 금당쇼핑센터 전경 (사진 = 홍철지 기자) |
상인들은 “갑작스런 계약 해지 통보에 상당수 입주민들이 권리금은 커녕 시설 투자비용도 회수하지 못한 채 쫓겨날 처지에 놓였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양주와 와인을 팔 수 있는 카페형태 점포를 오픈하기 위해 지난 해 8월18일부터 올 해 말까지 임대계약을 체결한 K업체의 경우 그동안 인테리어 비용 5000만 원과 권리비 등을 투자했으나 오픈도 하기 전에 건물이 팔려 계약이 해지된다는 통보를 받고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 상당수 상인들은 “당장 가게를 비우고 나갈 경우 또 다른 점포를 얻을 일이 막막하다”며 임대료를 올려주더라도 영업을 계속 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상인들이 최근 구성한 긴급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포스코의 매각절차 및 입점 상인 무시 행위에 대해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안남수 광양 금당쇼핑비상대책위원장은 “20여 년 넘게 매년 계약을 갱신해 왔었는데 상인들의 의견 청취와 수렴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갑자기 밀실매각을 했다”며 “최근 입주한 일부 상가의 경우 거액의 시설 투자와 권리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등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입점 상인들은 “포스코 측이 형편이 어려워 매각했으니 우리하고는 상관없고 상가를 매수한 S개발과 직접 협상하라고 해 배신당한 느낌을 감출 수 없다”며 “포스코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에 적극 나서줄 것으로 믿으며, 여의치 않을 경우 침묵 및 피켓시위를 계속해 억울함을 호소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매수자와 상인들간 원만하게 협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NSP통신/홍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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